미국 시카고시의 최고령 유권자로서 지난해 대선에서 이 고장 출신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 할머니가 사망했다고 11일(현지시간) 일간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 언론 매체들이 보도했다.

시카고 프로비던트 병원에 10여일간 입원해오다 지난 10일 오후 숨진 버지니아 콜 씨의 기록상 나이는 111세로 추정되나 생전에 콜 씨와 가족들은 실제 나이는 지난 1월 3일로 115세가 됐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고령자가 사망한 뒤 노령학 연구그룹(GRC)의 조사원이 콜 씨의 나이를 조사했으나 결혼 전 이름인 버지니아 그린이 들어 있는 1910년의 센서스 자료만을 발견했는데 여기에는 콜 씨가 당시 12세로 기록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현재 GRC 가 밝힌 바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10세 이상의 고령자수는 단 89명에 불과하다.

콜 씨는 미시시피주 야주 카운티의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그곳에서는 1912년까지는 출생신고 자체가 없었으며 출생신고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1933년까지는 출생증명서가 요구되지도 않았다.

한편 평생 수많은 선거에 참여했지만 지난 20년 간은 투표를 걸렀던 콜 씨는 지난해의 경우 전에 없는 투표 의욕을 보이며 예비선거와 대선에 모두 참여해 오바마를 위해 한 표를 던졌다.

시카고 선거위원회의 랭돈 닐 위원장은 콜 씨의 유권자 등록을 위해 직접 그의 집을 방문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콜이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선거 위원회 직원들을 집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닐 위원장은 "당시 콜 씨는 최고령자의 투표에 쏟아진 언론의 관심에 놀라워하며 자신은 단지 국민으로서 의무를 준수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며 "콜 씨는 자신의 삶은 물론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진 것을 비롯해 역대 대선과 미국 역사에 대해 세세한 것들까지 기억하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지난해 딸인 이사벨 씨가 96세의 나이로 사망해 콜 씨의 유족으로는 손자 1명과 9명의 증손들이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