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53)이 이혼 4개월 만인 지난 2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이탈리아계 모델 출신 가수 카를라 브루니(40)와 결혼식을 올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이 세 번째,브루니는 두 번째 결혼이다.

지난해 11월 처음 만나 사귀어 온 두 사람은 이날 결혼식 후 "오늘 아침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양가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했다"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804년 황제 신분으로 조세핀과 결혼식을 올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래 대통령 재임 중 혼례를 올린 프랑스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2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 결혼식에서는 엘리제궁이 소재한 파리8구의 프랑수아 르벨 구청장이 국가의 대리인인 증인 자격으로 주례를 맡았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결혼식의 신랑 측 증인으로는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의 고위 간부인 니콜라 바지르가,신부 측 증인으로는 프라다 프랑스의 홍보담당 대표인 마틸드 아고스티넬리가 각각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1년간 함께 한 두 번째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에 합의,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첫 번째로 이혼한 대통령이 됐다.그는 그러나 이혼 한 달여 만에 브루니와 데이트하는 장면이 처음 목격되면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두 사람은 결혼에 앞서 지난해 말 이집트의 룩소르와 샤름 엘 셰이크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함께 보냈으며,새해 들어서는 요르단의 고대 유적도시 페트라를 방문해 파파라치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브루니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만나기 전 가수 믹 재거,에릭 클랩튼 등 유명 스타,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과 숱한 염문을 뿌렸다.최근에는 그가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 촬영한 흑백 누드사진이 스페인 남성잡지에 실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와 영국 언론은 지난달 브루니가 사르코지 대통령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언론은 브루니가 파리 외곽 뇌이시(市)의 한 병원에서 임신 진단을 받았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이에 대해 엘리제궁 측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노 코멘트로 일관한 바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두 번째 부인인 세실리아와의 사이에는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브루니는 전 남편인 철학자 라파엘 엔토벤과의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올 들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애에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긴 탓인지 지지율이 급락했던 점을 감안,이날 결혼식을 계기로 지지율 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