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사의 판타지영화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The Chronicle of Narnia: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이 예상대로 대박을 터뜨리며 연말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었다. 9~11일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나니아 연대기'는 사흘 동안 6천710만 달러를 벌어들여 지난 3주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워너브라더스의 판타지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행군에 제동을 걸었다. '나니아 연대기'의 개봉 기록은 할리우드 역대 12월 개봉 기록 중 2위에 해당하는 성적. 역대 1위는 지난 2003년 12월 7천262만 달러의 개봉 수입을 올린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이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주말 사흘간 1천30만 달러를 보태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면서 북미시장 총수입 2억4천4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미국 정유산업의 메커니즘을 파헤치고자 한 정치 스릴러 '시리아나'(Syriana). 지난 2주 동안 제한상영했다가 이번 주 확대개봉한 '시리아나'는 1천2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조지 클루니와 맷 데이먼 등이 출연하는 '시리아나'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되는 두 파키스탄 형제의 이야기를 호의적으로 그려 정치적인 논쟁을 낳기도 했다. '나니아 연대기'의 빅 히트로 할리우드는 오랜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 박스오피스 성적을 뛰어넘는 경사를 맞았다. 이번 주 톱 12위에 드는 영화들이 올린 수입은 1억1천78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나니아'의 흥행 성공으로 이제 할리우드에는 판타지영화 프랜차이즈가 새로운 흥행 코드로 자리잡게 됐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발달로 이제 상상력이 관건인 판타지의 세계가 스크린 위에 재현될 수 있게 됨에 따라 판타지영화들이 흥행 강자로 줄줄이 올라서고 있는 것.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 첫 3편이 모두 9천만 달러대의 개봉 기록을 보여준 데 이어 최신작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지난 11월 1억2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개봉했다. 또한 피터 잭슨 감독의 3부작 '반지의 제왕'도 1~3편이 각각 4천720만 달러, 6천200만 달러, 7천260만 달러의 개봉성적을 올려 갈수록 더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 블록버스터들과 함께 연말 할리우드를 장식하고 있는 또다른 영화들은 바로 아카데미상을 겨냥해 개봉하는 진지한 드라마 영화들.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로 꼽히는 리안 감독의 동성애영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은 5개 극장에서만 개봉했으나 54만4천529달러의 좋은 성적을 올렸으며 장쯔이가 게이샤로 출연하는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도 8개 극장에서 67만4천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호성적을 보였다. 두 영화 모두 이번 주 확대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4~10위는 '워크 더 라인'(580만 달러), '당신 아이들, 내 아이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520만 달러), '이온 플럭스'(460만 달러), '그냥 친구 사이'(390만 달러), '오만과 편견'(250만 달러), '치킨 리틀'(230만 달러), '렌트'(200만 달러)가 차례로 차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 남 통신원 enam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