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세리 테파락(40)은 종전까지는 쌀 도정업자들에게 쌀을 사달라고 애걸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세리는 "그들이 집으로 찾아와 벼를 심기도 전에 값을 쳐주겠다고 약속했다"며이를 위해 8천500달러짜리 트럭과 4에이커의 땅을 추가로 구입했다면서 "어떠한 농민도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가 태국과 농민 세리는 중국의 수요에 따른 쌀 수출 붐의한 가운데에 서있다. 태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태국의 쌀 수출은 올들어 4월까지 4개월간 3배나 늘어 지난해 전체 수출량 3천700만킬로그램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수출액 역시 41% 증가한 6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미국에서부터 인도까지의 쌀 재배농가는 현재 곡물가격 상승으로 혜택을 입고있다. 가공되지 않은 쌀의 선물가격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지난달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t당 253달러에 거래됐다. 쌀 선물가는 세계 최대 쌀 생산국가인 동시에 소비국인 중국이 올해 순수한 수입국이 될 경우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쌀 부족 현상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비(非)농업부문의 일자리 증가 및이에 따른 농업부문 노동력 부족 등의 현상이 빚어졌던 1995년과 1996년과 비슷하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가뭄과 전력난으로 농업용수 부족이 초래돼 쌀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농토의 다른 용도 전환을 금지하는 등 쌀 증산대책을 세웠다. 중국 정부는 올해의 경우 쌀 생산이 12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겠고 쌀 재고량역시 올해말에는 8천500만t톤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쌀 수출 2위 국가로 올라선 베트남의 경우 중국에 대한 밀수출 급증으로 정부 공인 중개업자들의 수출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쌀 수출 2위를 기록했던 인도는 수출량을 절반정도 감축할 것으로 미국농무부는 전망했다. 미국은 국내 수요의 증가에 따라 올해 쌀 수출에서 4위로 전년보다 1단계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최대 수입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쌀 가격이 10% 상승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국내 쌀 생산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쌀 수요 증가는 쌀 가격을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긴축정책은 중국인들이 쌀을 더 심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방콕.자카르타 블룸버그=연합뉴스)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