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가 원자재 특수로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요 수출품인 석유 철광석 등에 대한 국제수요가 몰리면서 관련 상품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호주의 수출 5대 품목인 석유 석탄 금 알루미늄 아연 등의 국제시세가 급등,호주 경제는 올해도 3.8%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호주 경제는 '마이너스 또는 1% 미만'의 저성장에 빠져 있던 일본 독일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으로 '경기불황마저 비껴가는 나라'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실제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원유의 국제가격은 1년 만에 최고치인 30달러(두바이유 기준)를 넘어섰다. 다른 수출 효자품목인 아연 가격도 3년 만에 최고치인 t당 1천1백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수요급증에 힘입어 올 들어서만 33%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호주는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버는' 상황이다. 시드니 멜버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주택건설 붐'도 호주경제 성장의 또 다른 견인차다. 증시에서 이익을 본 시중자금이 부동산에까지 흘러들어와 애들레이드 캔버라 등의 주택 가격은 1년새 80% 이상 뛰었다. 건설업 호황은 신규 일자리 창출로 연결돼 호주의 실업률도 14년 만에 가장 낮은 5%대를 유지하고 있다. '성공적인 구조개혁'에서 호주경제의 성공 요인을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5년간 호주 정부는 빚더미에서 허덕여온 전기공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들을 과감히 민영화해,국가재정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스티븐 홀마릭 이코노미스트는 "호주의 정부부채는 5년전 절반 수준인 3백억호주달러까지 줄었다"며 "호주증시의 활황세를 이용해 지난해 기업공개(발행규모 기준)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호주달러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호주달러는 지난 2월 중순 호주달러당 80.07센트까지 치솟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대비 무려 35%나 통화가치가 올랐다. WSJ는 "호주달러 가치의 상승세가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수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워낙 빨라 환율 압박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