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한계를 알아 엉뚱한 일을 피하기에 충분한 인물이라고 1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체제의 갈라진 틈으로 독재자에 빛이 비치고 있다며 북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일부 관측통은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날 때 쌍무지개가 뜨고 별이 빛났으며 제비한 마리가 새로 태어난 아기가 위대한 장군이 되고 세계를 다스리는 인물이 된다고 예언했다는 그의 전기처럼 북한 관영 매체들에서는 거의 신(神)과 같은 예우를 받고있지만 스스로 한계를 인식하고 이상한 행동을 할 가능성을 적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옥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일과 주변 인물들은 분별있는 이들"이라며"(그러나) 그들이 반드시 온당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는 어눌하면서 일관성있는 사고를 할 수 없는 인물로 분류됐다고 덧붙였다. 정현준 통일연구원 연구원도 "우리는 수수께끼를 한 켜 한 켜 벗겨오고 있다"며 "아직도엄청난 격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이 6살때인 1948년 남동생이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본 생모가 이듬해 산고 끝에 숨진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겪었으며 혁명가인 아버지와 함께 할 시간이 없어 외로운 아동기를 보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어머니를 잃은 사건은 그의 좀 조급한 성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김 위원장과 관련한 저서를 여러 권 낸 작가의 말을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1983년 한국 고위 관리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마(미얀마) 양곤 폭탄 테러와 승객 115명이 모두 희생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간첩교육과 체제선전을 위한 일본인 및 외국인 납치, 영화배우 최은희-영화감독 신상옥 강제납북 등 국가차원의 테러 행위를 자행한 책임으로 비난을 받아왔으나 최근 일련의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후 권력을 승계한 김 위원장은 2001년 경제개혁을 발표하고 적어도 4명의 전사자를 낸 서해교전에 대해서 사과하는 한편 물론 신의주 자유경제구역 신설 등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그가 "북한을 현대화하고 개방해야 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CNN을 시청한다"고 말하고 "북미문제는 양측이 서로 이해하는데 있다"고 말한 것으로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