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라크를 둘러싼 전쟁위기에는 국제사회내 미국 리더십의 정통성과 국제안보의 발전이 걸려있으며, 미국은 전쟁에 앞서 국제사회와 여론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국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충고했다. 브레진스키는 23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국제사회에서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 터키 등은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내의 여론도 미국의 단독전쟁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속에서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국제사회가 계속 지지를 보내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브레진스키는 이라크가 국제사회의 기준들을 어떻게 준수하도록 만드느냐가 앞으로 북한 등 여타 지역에서 무기확산과 테러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이라크가 유엔과 미국의 요구에 완전 복종 ▲이라크의 반항과 이에대한 유엔의 무력사용으로 정권붕괴 ▲미국과 유엔의 이견으로 미국의 이라크전쟁단독 수행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브레진스키는 이어 앞의 2가지 시나리오는 향후 여타지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의 단독 전쟁이라는 시나리오는 막대한 전쟁비용과 반미감정 확산 등의 부작용때문에 `허울뿐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독 전쟁을 주장하는 자들은 안보의 위협에 대해 국제사회가 집단 대응함으로써 선례를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평가 절하하고 미국의 힘만을 의식해 결국 국제사회내 미국의 리더십을 위협받게 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이 호전적인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쟁을 위협하는 것은 국내외에서 역효과만 낼 뿐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점에서 이라크가 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를 사찰단에 제공키로 한 미국의 최근 결정은 `옳은 방향의 적절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