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결의안의 조건에 따라 무기사찰단이 이라크로 복귀하면 이라크 침공 여부 결정이 내년 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23일 미국의 고위 국방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보도했다. 저널은 이라크 침공이 5개월까지 연기될 가능성을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언급하고 있다고 전하고 공격이 연기되면 부대와 일부 핵심 장비가 공격에 앞서 몇 달씩이나 중동에 대기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국방부가 현지의 군비 증강 속도를 늦춰야 할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리에 제출돼 있는 결의안은 무기 사찰이 결의안 통과 후 45일 이내에 착수되고 사찰단은 이라크 도착 후 60일 이내에 안보리에 보고하도록 못박고 있어 3개월이내에는 사찰단의 최초 보고가 나올 수 없고 이후에도 보급상의 지연이 뒤따라 공격이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국방부 관계자는 분석했다. 국방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라크 공격이 내년 1월께 감행될 것으로 보고 준비해 왔으나 공격이 4-5개월 늦춰지면 시기적으로 봄이나 여름철이 돼 이라크의 광대한 사막의 온도가 약 38℃까지 올라간다. 특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면 미군은 무거운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라크에서의 지상전은 겨울이 훨씬 쉬운 상황이다. 보호 장구들은 날씨가 선선해도 미군의 전진을 더디게 하지만 무더우면 일부 지상군은 치열한 전투를 거의 감당할 수 없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결정하면 가능한 한 신속히 공격에 착수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훈련과 고도의 준비 태세 유지가 어려운 사막에 대기시켜놓으려고 대규모 부대를 파견하는 것은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그러나 아직까지 군비 증강 속도 완화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