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일 석유.가스 매장량 배분을 둘러싸고 이란등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카스피해상에서 함정 60여척과 1만여명의 병력이 동원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2주에 걸쳐 실시될 군사훈련은 우선 오는 7일까지 도상훈련을, 이어 7일간은 약30대의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이 참가하는 육.해.공 합동훈련 방식으로 각각 나눠 진행된다. 군사훈련은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카스피해상에서 러시아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러시아가 카스피해에 이처럼 많은 병력을 동원해 훈련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이번 훈련에는 특히 카스피해 석유배분 방식과 관련해 러시아측의 입장을 동조하는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이 함정 2척과 수호이(Su)-27 전투기 4대를 각각 파견한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반면 러시아측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이란은 자국병력의 카스피해 훈련참가를 러시아측에 타진했으나 카스피해에서 소련 이외의 선박항해를 금지하는 지난 1924년양국조약을 이유로 거부됐다.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 3국은 주변국 해안선 길이에 비례, 카스피해를 5개지역으로 분할 소유하자는 입장인 반면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은 카스피해를 5개 지역으로 균등분할, 주변국들에 대해 각각 20%씩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알렉산데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RIA 노보스티통신과의회견에서 이번 군사훈련이 다른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지역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블라디미르 쿠로예도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도 인테르팍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는 평화적인 수단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자체 임무를 수행할 강력한 군사적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카스피해 석유매장량 배분문제해결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카스피해 주변 5개국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 곳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방침임을 발표한 바 있다. 카스피해는 러시아, 걸프해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 있는 지역이지만 경계선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분쟁으로 탐사작업이 지연되고있다. 카스피해를 둘러싼 분쟁은 작년 여름 이란 함정 1척이 영유권 분쟁이 빚어지고있는 석유매장지역에서 탐사작업을 벌이던 아제르바이전 선박에 발포위협을 가하는등의 군사행동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