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19일수도 워싱턴의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직원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백악관에서는 저녁 8시(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소형 비행기 한 대가 통제구역인 백악관 인근의 상공에 출현한 뒤 당국의 소개령에 따라 직원들과출입기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들은 비행기가 방향을 전환함에 따라 15분만에 복귀했다. 이 세스나기는 아무 사고없이 인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착륙했으며 관계자들은 조종사가 실수로 항로를 이탈해 통제구역을 침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공화당 정치자금 모금 만찬에 참석한 뒤 소개령이 내려지기 20분전 백악관에 돌아와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직원들과 기자들에게 소개령이 내려진 저녁 8시(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후에도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모종의 안전 절차'에 의해 보호를 받으며 백악관에 남아 있었다고 백악관 관리들이 말했다. 비밀경호국과 다른 정부 소식통들은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요원들이 대통령 부부를 호위해 안전 벙커로 인도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간주되기전에 사태가 종료됐다고 전했다. 리치먼드 비어드 공항 경찰국의 트로이 벨 대변인은 오후 9시 직전 세스나기가 착륙한 뒤 연방 당국이 조종사와 승객 1명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비행기안에서 무기나 의심스러운 물건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리들은 이 비행기가 워싱턴에 접근하면서 규정과는 달리 관계당국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9.11테러후 확대된 워싱턴 상공의 비행제한구역을 침범한 뒤 백악관에서 6.4㎞ 떨어진 곳까지 비행했으나 인근 레이건 공항 관제탑과 접촉한 뒤 방향을 바꿨다. 연방항공국(FAA)의 로라 브라운 대변인은 이 비행기가 백악관 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으나 상공 1만8천피트(약 5천400m) 이하의 비행을 금지하고 있는 "워싱턴 상공의 통제구역을 침범했다"면서 "공항 관제사들이 조종사에게 구역 침범을 주지시키는 한편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를 포함한 정부기관들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관리들은 F-16 전투기 2대가 메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긴급 발진했으며 세스나기가 리치먼드에 도착할 때까지 뒤를 따랐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3시30분께는 인근 `컨스티튜션 애버뉴'에 위치한 FRB 건물옆 쓰레기하치장에서 소포폭탄으로 의심되는 짐꾸러미가 발견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포함한 FRB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소개령을 내린 후 러시아워인데도 인근 몇개 블록의 교통을 통제했으나 이 짐꾸러기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3시간만인 오후 6시30분 직원들의 건물 복귀를 허용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