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케이블 뉴스채널 CNN의 창업자테드 터너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상대에게 테러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해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내 유대인들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AOL 타임 워너사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터너(63)는 이날자 가디언지와의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다 상대방에게 테러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인간 자살폭탄으로 싸우고 있으며 이것이 그들이 지닌전부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강의 군사장비를 갖고 있다. 팔레스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 누가 테러리스트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나는 양쪽 모두 테러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터너의 발언이 "어리석은" 것이라고 논평하고 "터너에게 해줄 충고라면, 사람들이 자기를 어리석다고 생각할 경우입을 열어 그같은 생각을 확인시켜 주기보다는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뿐"이라고 질타했다. 미국내 최대의 유대인 단체인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창립자 라비 마빈 히어는 "터너의 발언은 추잡하고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이스라엘의 자위행위와 무고한 남녀 및 어린이들을 살해하고 신체를 찢기 위한 자살폭탄범의 전술을 도덕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저열한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비방보도 반대연맹(ADL)도 공개서한을 통해 "그의 발언이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19명의 이스라엘인들을 희생시킨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날 나왔다는 점이 비극적이고 역설적"이라고 지적하고 "그렇다면 "9.11테러범들의 행위도 그들이 다른 대미 투쟁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합법적이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가산 칼레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노동장관은 터너의 발언이 중동 사태에 대해 "보다 일관된 접근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자신의 발언이 물의를 빚게 되자 터너는 CNN을 통해 성명을 발표, "나의 발언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테러행위와 동일시한다는 뜻으로 들렸다면 유감"이라고 말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인들의 행동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견해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자위를 위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믿지만 자살폭탄으로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과는 같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터너는 과거에도 9.11 테러에 대해 "절망적인 빈곤"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혀 비난을 산 적이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으로부터 편파성 보도 비난을 듣고 있는 CNN방송은 문제의 발언이 터너의 개인적 견해를 밝힌 것일 뿐 방송사와는 무관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런던.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