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금리인하설'이 솔솔 불고 있다.미국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5월중 소매매출이 감소했다는 발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부터다. 미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소비가 더이상 위축되면 조금씩 꿈틀대는 경기가 다시 꺾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그만큼 강해졌다.


지난 달 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조정회의(FOMC) 직후 월가 분석가 4분의 3은 '8월 금리인상'을 예측했다.


하지만 로이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8월 인상'을 예상하는 분석가들은 이제 4분의 1 밑으로 줄어들었다.


당초 '9월 인상'을 전망하던 리먼브러더스는 5월중 소매매출이 0.9% 감소했다는 발표 직후 전망을 12월로 늦췄다. 같은 날 인상전망 시기를 '11월'로 늦춘 골드만삭스의 미국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더들리는 "많은 분석가들이 금리가 더 내릴 수도 있다고 본다"며 "현재 1.75%로 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연방기준금리를 더 낮추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강조한다.


'금리인하설'의 배경은 최근의 주식시장이 지난해 9·11테러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걷고 있다는 것.'주가 하락→ 소비자신뢰 악화→ 민간소비 부진 및 기업투자 위축→ 경기악화'라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선 금리를 낮춰 증시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 월가에선 지난 주 발표된 5월 소매매출 감소와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을 이같은 악순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린 리저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시침체가 경제를 다시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에 따라 FRB가 주식시장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들어 도소매 물가가 안정을 유지하는 등 인플레 위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도 FRB가 홀가분하게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다"고 기대했다.


FOMC는 오는 25,26일과 8월13일로 예정돼 있다.


아직은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그때까지의 주식시장 움직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