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명이 3일 로마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수도원 기숙학교 학생시절 성직자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바티칸 당국과 다른 가톨릭 지도자들이 공모해 이를 은폐해왔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릭 고메즈(28)라는 남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울먹이며 신부와 신학교 학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할 당시 자신의 나이가 14세였다면서 1만5천달러 이상의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출신의 익명의 또다른 남자도 별도의 소송을 통해 16세 때인 1960년대 중반 포틀랜드의 한 수도원에서 신부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신부가 10년 전 사망했지만 아일랜드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뒤 미국으로 건너온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소장에서 교황청과 포틀랜드, 세인트 피터즈버그, 시카고 주교 관구들이 성추행을 저지른 성직자들을 다른 주교 관구의 교회나 수도원 등으로 전근 발령을 내림으로써 성추행사실을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1980년대 이후 종교조직을 상대로 성추행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400명이상의 원고들을 대변하고 있는 제프리 앤더슨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교황청과 다른 교회 지도자들이 공모해 과거의 성추행을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세인트 피터즈버그 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