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이 폭발한 콩고민주공화국 니라공고화산 일대에서는 18일 인도주의 단체 등이 수십만명에 달하는 피해주민 구호작업에 나서기시작했다. 유엔 관리들에 따르면 지난 17일 니라공고화산이 폭발하면서 폭 50m에 달하는용암천이 고마 시내를 관통, 주민 45명 이상이 숨지고 45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구호 기관들은 용암천이 키부호(湖)로 흘러들면서 수질이 오염되고 추가 폭발의우려도 높아짐에 따라 호수 인근에 설치된 대피소들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플로리안 웨스트팔 국제적십자위원회 대변인은 특히 고마의 식수 공장이 가동을중단함에 따라 당장 물을 공급하는 문제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 비전에서 파견나온 제임스 매선지는 "마을이 완전 파괴됐으며 주민들은 먹을거리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물이나 대피처도 없는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긴급 구호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나 고마공항이 용암으로 뒤덮이고 도로마저 끊겨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WFP 대변인은 "그나마 통행이 되는 도로의 경우 자동차와 사람들로 꽉꽉 막혀있으며 인근 주민들이 여기저기로 이동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경 마을인 르완다의 기세니에서는 수십만명의 고마 주민들이 용암을 피해 대피해 오면서 길거리마다 노숙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물리리 플라하라는 여인은 "고마에서 급하게 탈출하면서 아이 5명의 행방을 잃어버렸다"면서 "정신이 어지럽고 가슴마저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구호단체들은 이번 화산폭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마 주민들을 돕기 위한지원 방법과 지원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체계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화산폭발로 대피길에 오른 콩고주민 45만여명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의 모든 자산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우선 콩고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이 19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긴급 구호물자 28t을 공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벨기에 정부도 화산폭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19일 공군 비행기편으로 담요와 텐트 등 110만달러 상당의 긴급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했다. 한편 화산 폭발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르완다계 콩고 반군은 이번 사태로 인한피해 규모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세니로 긴급대피하도록 촉구만 하고 있다. 고마에서는 지난 77년 1월10일에도 니라공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분출하는 용암때문에 30분 만에 2천명 가까운 주민이 숨진 바 있다. (기세니 AFP=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