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아프가니스탄 동부 잘랄라바드의 아프간 반군 사령관과 접촉,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알-카에다조직 수뇌부가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토라 보라지역에 대한 공격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지(紙)가 30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미 국방부 관리들이 아프간 동부 지역내 반(反) 탈레반 세력의 최고 사령관인 하지 자만 감샤리크를 만나 잘랄라바드 남서쪽 56㎞의 산악지역인 토라보라에 대한 공격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감샤리크 사령관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고위 미 국방부 관리를 만났다고 확인했지만 이 관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았다. 그는 빈 라덴과 함께 토라 보라에 있는 2천명에 이르는 아랍, 체첸 자원병들에 대한 투항협상이 무위로 돌아갔다면서, "그들이 우리의 모든 제안들을 거부한 만큼공격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이 우리를 엄호하는 한 싸울 준비가 돼있다"면서, 빈 라덴과 알-카에다 지도부가 여전히 막강한 화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토라 보라 공격에 앞서 자체 방어력이 증강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과 서방 소식통들은 빈 라덴과 알-카에다 지도부의 은신처로 남부의 칸다하르와 토라 보라 두 곳을 꼽고 있지만, 특수부대인 SAS와 델타 포스, 그리고 위성및 항공기 전송 사진 등을 통해 토라 보라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잘랄라바드에서도 보이는 토라 보라는 사막에서 시작되는 산악지역으로 정상에는 눈이 덮혀 있다. 계곡들에는 미로와 같은 동굴들이 위치해 있으며, 산림이 울창한 절벽들이 산재해 있다. 토라 보라 지역을 포위하는 방안은 빈 라덴 등이 이 지역에 이미 충분한 보급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