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13일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 구성과 관련해아프간의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2년 과도정부 체제 도입 등 5개 원칙을 제시했다. 유엔의 아프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이같은 안을 밝힌 뒤, 아프간 국내세력은 물론 인근 파키스탄과 이란 등에서 난민생활을하고 있는 세력들이 모두 과도정부에 참여하는 것이 "유엔의 낙하산 인사들로 운영되는 과도정부보다 훨씬 더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히미 특사가 밝힌 5원칙의 주요 내용은 ▲아프간 신 정부 구성 논의를 위한 북부동맹 등 아프간 제 정파가 참여하는 회의 소집 ▲정부 구성 방법을 논의할 임시위원회(과도정부) 구성 ▲임시위원회의 2년내 권력 이양 방안 논의 ▲아프간 종족대표자회의(로야 지르가) 소집 ▲`로야 지르가' 2차회의에서 헌법 인준 후 새 정부 구성 등이다. 아프간 제 정파가 참여하는 첫 회의는 국민통합의 상징적인 인물인 모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이 주재할 것으로 보이며, 그는 과도정부격인 임시위원회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사회도 탈레반 후속 정부 구성에 대해 이같은 권력 분점안을 폭넓게 지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북부동맹의 압둘라 외무장관은 북부동맹의 카불 탈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탈레반 후속정부 구성 문제를 협상할 수 있도록 탈레반을 제외한 모든 정파들을 카불로 이미 초청했다고 밝혔다. 브라히미 특사는 유엔 평화유지군이 아프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면서 유엔 평화유지군 투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특히 아프간 재건의 초점은 건물과 교량, 전기 복구 등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기구를 구성하는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히미 특사는 테러범들의 온상이었던 국가를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들의 정치적, 재정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하고 아프간의 지속적인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의 정치적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카불의 권력 공백과 관련해 "가능한한 빨리 유엔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유엔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페르베즈 무샤라프파키스탄 대통령도 카불이 비무장도시로 남아야 과거의 잔학행위들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슬람 국가들로 구성된 유엔평화유지군의 카불 배치를 주장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긴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도달했다며 오랫동안 분쟁과 억압과 한발과 기아에서 허덕이는 아프간 국민들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다음으로는 탈레반 정권 이후의 정치적, 국가안보적 공백이 없도록 긴급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인근 국가와 국제사회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아프간에는 이 나라의 국민과 유엔이 오랫동안 염원했던 국민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본부 AFP.dpa=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