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14개국 중도좌파 정상들은 3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14개국 정상들은 독일 베를린에서 이틀간 열린 ''21세기 현대정부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시장경제는 장기적 성장과 안정, 완전고용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와 함께 "우리는 세계화가 초래하는 위험과 기회를 인식하고 있으며 세계화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것은 집단적으로 통제된 세계화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세계화의 혜택은 소득분배가 균등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상들은 또 "새로운 세기의 핵심과제는 사람들이 소질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적 위기는 금융시장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시장이 정치를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자유시장 경제와 강화된 복지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자유방임적인 시장경제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정부 혼자서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세계화의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화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번 회담에서 정상들은 진보적인 내용의 선언을 채택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나 합의는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내용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 및 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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