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세기에는 지방화(localization)가 세계화(globalization)와 더불어
세계경제를 형성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경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세계은행
이 15일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21세기를 맞이하며"라는 보고서에서 다음 세기에는
시, 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정치.경제적 힘이 커져 이미 빠르게 퍼지고 있는
세계화와 함께 인류 발전에 대변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지방화가 동전의 양면처럼 최선과 최악의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는 "지방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치를 마음껏 누리면서 한편으로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잘만 진전되면 지방당국들이 부조리에서 벗어나고 여론에 좀 더 책임감 있게
대처하는 등 효율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화가 잘못 전개되면 지방정부의 짐이 무거워져 인프라와 서비스
를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거나 지방재정 파탄으로 거시경제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자치 요구가 극단적으로 치달아 인종 분쟁이나 내전으로 발전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바로 이런 점에서 "비정부 단체나 민간영역의 활발한
활동이 지방화에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세계화도 마찬가지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확대와 기술 확산으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향상될 수도
있지만 외국인 노동력유입에 따른 실직, 외국자본 유출입에 따른 금융 불안,
지구 환경에 대한 위협 등 불안정과 원치 않는 변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