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발기부전증 치료제인 "바이애그라(Viagra)"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미국 화이자사가 그 독특한 "성공 경영기법"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 80년대만해도 그렇고 그런 제약업체중의 하나였다.

별다른 히트제품도 없었고 매출도 변변치 않았다.

그러던 화이자가 연매출 1백25억달러(17조5천억원.97년기준)를 거둬들이는
빅메이커로 변신했다.

올해는 바이애그라 선풍으로 매출이 1백억달러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최근호(5월11일자)에서 화이자의 이같은 초고속 성장의
동인을 윌리엄 C.스티어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에서 찾고 있다.

스티어회장의 경영스타일은 한마디로 "우리식대로".

유행에 신경쓰지 않고 경영한다는게 골자다.

지난80-90년초에 걸쳐 전세계 제약업체들 사이엔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한 "몸불리기"가 유행이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화이자는 끝까지 독자노선을 고집했다.

스티어회장은 "규모보다는 기술이 관건"이라며 기술연구개발(R&D)에 돈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에만도 19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로 관련업계중 R&D투자비율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티어회장은 또 M&A보다는 "실속있는" 분야별제휴 전략을 추진했다.

R&D도 독자적으로 하지 않는다.

경쟁업체들이 제품개발 전과정의 1백%를 사내에서 마무리 짓는데 비해
화이자는 절반가량을 외주업체에 주었다.

비용이 저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지난해 화이자는 워너-램버트사가 개발한 콜레스테롤 감량제 "리피터
(Ripitor)"의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몬산토사와 관절염치료제인 "셀레브라"를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글락소와 브리스톨 마이어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영업망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매출확대에 십분이용하자는 전략이다.

게다가 스티어 회장의 "도박사 근성"도 성공에 한 몫을 했다.

바이애그라는 당초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그러나 이 약이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자
그는 프로젝트의 방향을 과감히 바꿨다.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바이애그라의 생산시설도 당초보다 늘리고 임상실험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 정부에 판매허가신청을 냈다.

베팅을 한 셈이다.

결국 이같은 근성은 큰 성공을 거뒀다.

화이자의 주가는 지난해 40달러선이었으나 지난달에 1백13달러대로 뛰어
올랐다.

월가전문가들은 내년께면 1백35달러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당분간 월가에서 스티어회장의 "내식대로" 경영이 화두가
될 거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진 기자>

< ''바이애그라''로 불러주세요 >

이 약의 이름(Viagra)을 놓고 언론들이 "바아그라"와 "바이애그라"를
혼용해 썼다.

인기가 치솟자 화이자사는 공식회견을 갖고 이름을 통일해 주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바이애그라"로 불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