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양국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89년 천안문사태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양국이 강택민
국가주석과 빌 클린턴대통령간 워싱턴 정상회담을 계기로 갈등관계를
상당부분 해소하는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둔 지금 벌써부터 미국이 대중수출금지조치를
하나 둘씩 풀어주면서 화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데서 잘 나타난다.

미행정부는 25일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군사물자 및 기술수출을
부분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출허용은 군용트럭의 변속기, 병영위생관리프로그램등 군사무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양국간 무기수출과 관련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이 다소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이번 조치를 계기로
대중무기수출의 전면적인 허용여부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게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이다.

미국은 또 중국에 대한 원자력발전 금수조치도 조만간 해제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관련기술의 제3국수출의혹등으로 85년이후 12년간 중국에 대한
원전수출을 금지해온 미국이 상당히 예민한 문제인 핵기술수출을 전격
허용한 것만 봐도 양국관계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중국측도 화답하고 나섰다.

장국가주석이 이번 워싱턴방문때 빈손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보도가
이미 흘러나오고 있다.

홍콩의 시사지 아주주간은 최근호에서 장국가주석이 항공기 등 자그마치
1백억달러어치의 미국물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물품은 조만간 최종 확정짓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또 이달초 보잉기 30대를 구매할 뜻도 내비췄다.

에어버스와 중국시장을 놓고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는 보잉사로서는
이같은 중국측의 결정으로 시장선점을 위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

이번 구매계획발표는 또 대한항공 801편 괌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보잉747기의 결함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져 자칫
궁지에 몰릴 수도 있는 미국을 구출해주는 역할도 했다.

현재 중국당국과 보잉사간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보잉기구매금액은
20억달러.

물론 정식계약은 강택민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월 엘고어 미부통령의 방중기간중에도 미국측에 커다란
선물보따리를 안겨줬다.

당시 중국은 GM의 13억달러짜리 합작공장설립을 허용했으며 7억달러어치
보잉기구매계약을 성사시켜준 것.

이처럼 최근 양국관계에 화해무드가 무르익고 있어 양국간 최대
경제현안인 중국의 WTO가입문제도 의외로 쉽게 풀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시장개방미흡등 여러 이유를 내세워 중국의 WTO 가입에
반대입장을 보였으나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천안문사태가 직접적인 계기가 돼 정치적인 갈등국면를 지속해온 양국은
결국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다시 가까워질 수 밖에 없으리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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