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정세를 보이던 동남아화폐들이 11일부터 또다시 약세로 돌아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 주요국의 대태국 지원규모가 예상치를 밑돈데
대한 실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현지 전문가들은 IMF등이 통화안정을 위해 태국에 지원하는 차관규모
가 2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에따라 태국 바트화는 물론 동남아경제의 핵심인 싱가포르화폐가
3년반만에 최저치로 폭락했으며 이영향이 말레이시아 링키트등 다른 화폐
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태국의 UBS증권등 경제분석기관들도 "앞으로 1년이내에 청산해야
할 태국민간부문의 대외채무가 4백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국제기구와
인접국들의 지원금으로는 경제회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싱가포르 소젠크로스비증권의 한 전문가는 "IMF가 지원하는 40억달러
이외에는 지원국과 태국간의 스왑협정에 의해 대출되는 것으로 "호주머니의
현금"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 지원으로 인한 경제재건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재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