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유럽연합(EU)은 한국산 팩시밀리와 전자레인지를 대상으로 97년들어 첫번째
덤핑조사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무역협회 브뤼셀사무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EU집행위는 오는 23일
반덤핑 자문위원회를 열어 네더란드의 필립스사가 제소한 한국산 등 7개국
제조 팩시밀리에 대한 덤핑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상은 한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산 가운데
무게 5kg 이하이고 폭 4백70mm, 길이 4백50mm, 높이 1백70mm를 각각 초과
하지 않는 제품으로 전화연결이나 복사, 응답 등의 기능이 내장돼 있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다.

한편 EU집행위는 이미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해서도 이번 반덤핑 자문위원회에서 수출자가 반덤핑 관세를 흡수해
주는지를 조사하는 문제를 상정할 계획이다.

유럽 전자레인지 업계는 한국.중국.말레이지아 등 일부 외국산 제품의
가격이 반덤핑 관세부과에 따라 인상되는 것이 합당한데 역내 판매가가
덤핑규제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면서 덤핑관세율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EU는 작년 1월부터 LG전자 18.8%를 비롯 삼성전자 3.3%, 대우전자 제품
9.3% 등의 반덤핑관세를 각각 부과중이며 한국산 제품의 대EU 수출액은
94년 1억8천만달러에서 95년에는 1억1천만달러로 줄면서 역내 수입 전체의
14.2%를 차지했다.

한국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자레인지는 말레이시아산
이 일부 포함돼 있는 삼성전자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역내에서 생산되는
것이어서 반덤핑관세율이 인상되더라도 판매에 별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