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문이 유행처럼 되고 있다.

북경에선 요즘 "언제 북한에 들어가십니까"란 인사말이 새로 생겨날
정도다.

어느 그룹총수는 제1방북기회를 다른그룹에 놓쳤다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방북하라고 실무진에 호통을 치기도 했단다.

방북기업인이 많아지는만큼 북경수도공항은 본국으로부터 온 VIP모시기
경쟁으로 언제나 법석이다.

북경공항은 다른나라와는 달리 평소 공항관계자들을 잘 사귀어 놓으면
공항안에까지 나가 접견할수 있어 모든 연줄을 동원하기 바쁘다.

북한당국이 한국기업인들의 방북을 위해 마련한 특별전세기 임대료(북경~청
진왕복)는 무려 4만2,500달러. 엄청난 값이다.

그래도 북한측은 편도는 2만5,000달러라며 왕복의 경우에만 할인해주고
있을 정도.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관광비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디즈니랜드는 볼것이나 있지 나진.선봉은 허허벌판입니다" 방북했던
한기업인은 "지나친 선점경쟁으로 북한측만 도도하게 해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저기 문제 투성이다.

나진.선봉 한번 다녀오고 과대선전하는 기업들도 문제다.

평양이나 남포를 둘러보지 못할바에야 나진.선봉지구 투자조사가
그렇게 큰 의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차관을 이용하려는 속셈으로 "합의 운운"하는 발언들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남포공단과는 달리 이들 지역에 사회간접자본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앞으로 적어도 1년반은 걸린다.

일본등 서방업체들이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우리기업들만 비싼 대가를 치러가며 과당경쟁을 벌일경우 문제는
심각하다.

가긴 가되 좀더 앞뒤를 재가며 진출해야 할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