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의 국가경쟁력은 통신산업에서의 압도적인 우위를 초석으로 할때
지켜질 수있다.

이것은 미클린턴행정부가 장기적인 산업발전을 위해 모토로 삼고있는 기본
명제다.

최근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AT&T의 맥코셀룰러매수건을 승인한 것도
바로 이같은 기본명제에 입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M&A승인은 미행정부의 통신산업발전전략이란 큰 틀속에서
들여다 볼때 그 분명한 의미를 찾을 수있다.

클린턴정부는 출범이후 줄기차게 통신산업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정보슈퍼하이웨이"추진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쟁력이 일본에 뒤처졌다는 90년대 초반의 위기
인식에서 출발했다.

반도체 자동차등에서 일본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속에서 미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방법은 정보통신분야에서의 반격이었다.

21세기는 정보화시대이고 이에 대응할 수있는 사회간접자본(SOC)의 핵심을
이루는 버팀목이 국가 정보통신 기반의 확충이기 때문이다.

정보슈퍼하이웨이를 추진하면서 미정부는 기본적으로 이 구상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SOC구축으로 발생하는 모든 혜택은 국민일반이 공유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교육.의료서비스 각종자료의 데이타베이스화등에 역점을 두는 것은 이에
연유한다.

우선 약2백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국가연구교육망"을 구축하고
교환기 및 응용기술개발을 위한 시험운용에 나섰다.

정부자체도 전자정부( Eletronic Government )를 지향한다.

미정부는 그러나 정보슈퍼하이웨이를 정부가 전담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고 있다.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통신 CATV 컴퓨터등 정보통신과
관련된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정부의 애로는 민간기업의 투자촉진과 현행통신관련법의 괴리에서
비롯됐다.

특히 현재처럼 반드시 지역전화회사를 거쳐서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할
수있는 장거리통신업체(AT&T MCI 스프린트등)와 일정지역에서 독점적인
영업권을 갖는 지역전화회사(베이비 벨)란 기본틀에 얽매어 있는한 민간
기업은 투자에 따른 효과를 기대할 수없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직속의 NII(정보슈퍼하이웨이추진기구)는 사업권역이란 기존
틀을 깨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의회에 상정,내년초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FCC의 결정은 이에 앞선 것으로 AT&T가 멕코셀룰러의 전국적인 이동
통신 사업권을 우회적으로 활용, 지역 전화회사를 거치지 않고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이번 결정은 정부정책방향이 확실히 기존틀을 깬 완전한 자유경쟁
체제로 나간다는 분명한 "언질"을 줌으로써 미통신업계의 구도재편,나아가
정보화관련투자촉진을 유도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보통신분야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는 M&A나 사업통합합의발표가
확정돼가는 과정을 거쳐 윤곽을 드러낼 미업계는 전국적 통신망을 갖춘
기업군들의 경쟁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경쟁에 이기기 위해 더많은 SOC투자를 해야한다.

미정부는 자연스럽게 원하는 정보통신망을 얻게되고 기업은 기업나름대로
규모나 영업노하우에서 어느통신기업과도 상대할 수있는 경쟁력을 갖게
된다.

미국의 정보통신산업은 예정된 수순에 따라 발전해가고 있다. 유럽기업
들은 자금줄이 돼주고 있다.

브리티시텔리콤(BT)이 MCI에 돈을 대고 20%의 지분을 가져갔으며 독일.
프랑스의 국영텔리콤이 스프린트의 지분20%를 확보했다.

일본기업은 이분야에서는 아직 "국내용"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
이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