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포스코DX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올 들어 비에이치, SK오션플랜트 등 코스닥시장 기업들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에코프로 그룹주 등 2차전지 관련주를 비롯한 코스닥 우량주의 이전 상장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독] 포스코DX, 코스피로 짐싼다…코스닥 우량株 '연쇄 이동' 신호탄?

포스코퓨처엠, 이전 상장 후 7배 상승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포스코DX는 올해 안으로 이전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DX는 올해 초 포스코ICT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본격 나섰다. 산업용 로봇 자동화, 스마트 물류 자동화 등 미래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주가가 연초 6250원에서 지난 5일 1만8180원까지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은 6.25% 떨어진 1만59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2조4174억원으로 코스닥 12위에 올라 있다.

올 들어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2차전지 테마주로 함께 묶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양극재·음극재 공장이 자동화되면서 포스코DX가 수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성공 사례도 포스코DX를 자극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19년 5월 29일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뒤 주가가 5만5500원에서 40만원대로 7배 넘게 뛰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이전 상장에 대해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공매도 피해 유가증권시장으로

증권가에선 이날 장중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의 이전 상장설도 돌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몸값이 최소 2조원에서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에코프로의 시총은 25조원이 넘는다”며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우량주들이 앞다퉈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고 신사업 투자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코스피200 등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커져 패시브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상장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앞서 4월 19일에는 SK오션플랜트가, 6월 20일에는 비에이치가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했는데, 주가가 이전 상장일 종가 대비 각각 5.0%, 3.8%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선 우량주들의 연쇄 이동으로 ‘코스닥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미국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은 기업이 조금만 성장하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코스닥에 있으면 저평가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