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뮤직카우
사진=뮤직카우
금융위원회가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 투자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뮤직카우는 혁신금융 신청 1년 5개월여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로부터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의 증권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이번 혁신금융 승인으로 뮤직카우는 규제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는 게 시장의 평이다. 아울러 향후 혁신금융 심사 테이블에 무기한으로 올라와 있던 미술품·명품 등 기타 투자자산의 조각투자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혁신금융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와 견줄 때 차별성과 시장성을 갖췄다고 금융위가 인정한 업무다. '핀테크 특별법'으로도 불리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근거해 2019년 4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되면 현행 금융규제 적용을 최장 5년 6개월까지 유예받을 수 있다.

23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6일과 19일 각각 '혁신금융심사 소위원회'(혁신소위)와 '혁신금융심사위원회'(본회의)를 열고 뮤직카우·키움증권의 '음악 저작권 투자 서비스 안건'을 논의한 뒤 의결했다.

회의를 통해 금융위는 뮤직카우에 대해 증권거래 중개를 위한 투자중개업과 거래소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도록 특례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제373조에 명시된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른 거래소 허가를 받지 않고는 금융투자상품 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해선 안 된다'는 대목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당국 실무단의 사전 수요조사 단계를 통과한 기업들의 서비스는 금융위 혁신금융심사 소위원회와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 안건으로 오르게 되고 이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따라서 뮤직카우에게 남은 절차는 내달 7일 열릴 정례회의뿐이다. 다만 결과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는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참석하기 때문에 통과될 것이 확실한 안건만 상정되기 때문이다.

음악 저작권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인 뮤직카우는 설립 5년 만인 올 들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뮤직카우 내 거래되는 권리가 정확히는 노래의 '저작권'이 아닌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뒤 청구권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게 기존의 증권과 비슷하다고 봤다. 이런 이유로 금융위는 지난 4월 뮤직카우의 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의 결정으로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이 됐다. 하지만 당국은 즉시 제재조치를 취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과 사업구조 개편을 조건으로 6개월의 유예기한을 부여했다. 이번이 투자계약 증권의 첫 적용사례다. 위법 인식이 높지 않은 데다 5년간 영업 기간 동안 유입된 투자자들의 사업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고려한 것이다. 뮤직카우가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것도 관련 장치를 마련하는 차원에서다.

뮤직카우는 작년 3월 혁신금융 서비스 수요조사를 신청했지만 1년 넘게 답보 상태였다. 다만 올 4월 금융위가 뮤직카우 상품을 증권으로 인정하면서 관련 절차에도 속도가 붙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뮤직카우는 이달 들어 금융위의 요청을 받아 혁신금융서비스를 위한 정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심사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정례회의를 남겨뒀지만 큰 이변이 없기 때문에 최종 통과될 전망이다. 이번 혁신금융 승인으로 뮤직카우는 발행시장뿐 아니라 유통시장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셈"이라며 "금융당국이 새로운 투자자산을 인정한 만큼 이번을 계기로 현재 당국의 심사만을 기다리고 있는 미술품, 명품 등 다른 투자자산도 증권화될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