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배터리 셀을 생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배터리 셀을 생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리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2차전지주가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전고점 수준까지 오른 종목도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한 달 새 30.39% 급등했다. 지난 6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뒤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격차를 넓히고 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25.97%), 포스코케미칼(33.65%), SKC(27.59%), 천보(12.79%), SK아이이테크놀로지(12.72%) 등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5.27%), 삼성SDI(19.48%) 등 셀 제조업체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2차전지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표적 성장주인 2차전지 관련주의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니켈·리튬·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졌다.

반등의 계기가 된 것은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25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8.0%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영업이익률은 6.0%로 시장 예상치인 3.7%를 상회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소재 업체는 셀 업체에, 셀 업체는 완성차 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반사 수혜로 전기차 수요는 탄탄한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테마 전반에 걸쳐 순환매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52주 최고가 대비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48.39%)다. 솔루스첨단소재(-40.56%), 일진머티리얼즈(-30.41%) 등도 하락 폭이 컸다. 반면 엘앤에프(-4.31%)와 천보(-9.70%)는 52주 최고가 대비 낙폭이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상승 여력을 의미하는 목표주가 괴리율도 참고할 만하다. 시총 1조원 이상 종목 중 상승 여력이 가장 큰 종목은 알루미늄 양극박 업체인 동원시스템즈(67.22%)다. 이 밖에 후성(64.56%), SK이노베이션(56.50%), 삼성SDI(52.52%), SK아이이테크놀로지(48.64%), 대주전자재료(42.71%) 순으로 목표주가와의 차이가 컸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하락으로 투자 매력이 커진 종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SDI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6.9배로 1년 전(43.3배)보다 낮아졌다. 에코프로비엠의 12개월 선행 PER은 54.7배로 작년 말(69.3배)보다 낮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