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전자계열 삼총사(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의 주가 상승 여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메타버스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핵심이 될 밸류체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애플과 관련한 주가 이벤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과 밀월 지속"…LG 삼총사, 질주 채비

○LG이노텍이 선두

11일 LG이노텍은 3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차익실현 매물로 조정받기는 했지만 3개월 상승률이 47.92%에 달한다. 카메라모듈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휴대폰뿐 아니라 자율주행 차량, 메타버스에 필요한 하드웨어인 확장현실(XR) 기기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도 자율주행의 핵심 하드웨어인 카메라로 LG이노텍 모듈을 선택했다. 자율주행 차량의 카메라는 차량용 반도체처럼 한 번 공급망을 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전장부품 사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38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플이 올해 하반기 내놓을 예정인 차세대 XR 기기에도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이 들어갈 전망이다. 카메라가 사용자의 표정, 눈동자 등을 읽어 정보화하는 역할이다. 2025년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카 탑재 기대도 있다. 3개월 전 29만5000원이던 목표주가 평균은 1개월 전 37만5000원, 현재 43만7000원으로 급상승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50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하반기 기대

LG전자 주가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 솔루션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화재로 인한 충당금 문제로 9328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완화하면서 올해는 300억~400억원 수준까지 적자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흑자전환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2025년 출시될 전망인 애플카와 공급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미국 특허청에 손동작으로 차로 변경과 주차를 할 수 있는 동작인식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과 자동차 전면유리에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및 음성인식을 통해 유리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선루프 등의 특허를 등록했다. LG전자 기술력과 밀접하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전장 합작법인인 LG마그나는 2024년부터 전기차 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2배 수준으로 역사상 하단 수준까지 낮아졌다. 전장사업의 높은 성장성이 주가에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목표주가 평균은 18만3000원으로 현 주가보다 40% 넘게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전기차와 메타버스 관련 공급망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XR 기기 외부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LG디스플레이가 유력한 공급사로 언급되고 있다. 전기차에는 더 많은 디스플레이가 사용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는 디자인 자유도와 시인성이 높아 전기차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올해만 놓고 보면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둔화 우려가 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522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1.7% 줄어들 전망이다.목표주가 평균은 2만7600원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