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에서 증권사를 사칭한 불법 주식 리딩방(개인 대상 종목추천 채팅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자 불안감을 느끼는 ‘주린이’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7일 대신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당사 사칭 주식 리딩방 주의 안내’ 공지를 띄웠다. 최근 대신증권을 사칭한 불법 주식 리딩방이 카톡에서 광고를 하자 미리 피해 방지에 나선 것이다. 대신증권 측은 “증권사는 특정 종목과 수익률 보장을 내건 광고를 게시하지 않는다”며 “증권사를 사칭하는 주식 리딩방 등에 대한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유안타증권 연계 거래처’를 사칭하며 주식 상담을 빌미로 특정 종목 매수를 권유하기도 한다.

이런 불법 주식 리딩방은 처음부터 결제를 요구하진 않는다. 다음날 오전에 급등할 종목이라며 몇 개 종목을 무료로 찍어준다. 다음날 실제로 그 종목이 크게 오른 걸 보고 동요한 사람들이 리딩방에 들어가면 ‘돈을 내면 더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비공개 방으로 초대하겠다’고 유인한다. 시간외 거래를 이용한 속임수다. 장 마감 후 호재성 공시나 보도로 시간외 단일가 매매 가격이 오른 종목은 다음날 정규장에서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런 방이 생길 때마다 카카오 등에 신고해 투자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불법 행위가 확인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카카오톡 계정(오픈채팅방·오픈프로필)에 대해 검색 결과 노출 및 채팅방 접근을 제한했다. 하지만 누구나 손쉽게 개설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 특성상 불법 주식 리딩방을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