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종목들이 최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것이란 관측은 빗나갔다. 증권가에선 빅테크의 실적이 워낙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종목 대비 주가가 선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펄펄 나는 美 빅테크주…실적이 '주가 백신'?
8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전 거래일 대비 0.94% 오른 3731.41달러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신고가를 다시 썼다. 최근 빅테크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7일 애플은 종가 기준 5개월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같은 날 장중엔 구글(알파벳A)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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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만 하더라도 성장주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금리가 상승해 성장주는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서학개미들이 보유 중인 MAGA 4개 종목(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의 잔액은 89억7024만달러(약 10조3000억원·8일 기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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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성장주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하자 서학개미들도 한숨을 돌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데, 최근 시장이 이를 납득한 모양새다. 지난 3월만 해도 연 1.8%에 육박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연 1.3%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펄펄 나는 美 빅테크주…실적이 '주가 백신'?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성장주 주가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본다.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워낙 실적이 탄탄한 까닭이다. 1분기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085억2000만달러를, 애플은 같은 기간 매출이 53.7% 증가한 89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553억1000만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도 19% 증가한 417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정말로 경제를 흔들어 빅테크의 매출 둔화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면 빅테크 주가는 계속 오를 수 있다”며 “빅테크는 워낙 실적이 좋아 현재 주가가 과거 평균 대비 비싸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2개월 실적 기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애플은 32.2배, 마이크로소프트는 37.81배, 구글은 34.43배, 아마존은 70.99배를 기록 중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