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스타트업 XL플리트(티커명 XL)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에 86%대 급등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완제품 전기차를 제조하는 대신,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판매하는 이색적인 사업모델을 가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XL플리트는 전일대비 86.02% 오른 32.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XL플리트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PIC와 합병 방식으로 시장에 입성했다.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XL플리트의 시가총액은 9억3600만달러(약 1조356억원)에 달한다.

전기차 시장 내 치열한 경쟁에도 XL플리트에 매수세가 몰린 것은 차별화된 사업모델 때문이다. XL플리트는 포드나 GM 등 기존 자동차 브랜드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전환시켜주는 서비스를 판매한다.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개조해 전기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식이다. XL플리트는 자신들의 전기차 솔루션이 차량의 탄소배출량을 연간 20~33% 축소하고, 연비는 25~50% 가량 개선한다고 주장한다. 차량을 완전한 전기차로 개조하는 XL일렉트릭 상품도 개발이 진행중이다.

시장에서는 XL플리트가 매력적인 사업모델을 가진 것을 넘어,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유의미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XL플리트가 제출한 가이던스(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100만달러(약 231억원)의 매출과 24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펩시와 페덱스, 버라이즌 등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토드 하인스 XL플리트 대표는 2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매출은 작년에 비해 20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2024년까지 매출 14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특화 리서치기관으로 이름을 알린 시트론리서치는 23일 XL플리트에 대해 60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시트론리서치는 "내연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는 시장은 잠재적으로 1조달러의 규모로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올해 증시에 등장한 다른 SPAC 합병 기업들에 비해 XL플리트는 위험부담이 낮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