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맥북용 프로세서 칩을 자체 개발한 애플이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을 훨씬 능가하는 차세대 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텔 주가가 급락했다. 수십 년간 인텔 칩에 의존해온 기존 PC업계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애플이 내년 초 인텔의 가장 빠른 CPU를 능가하는 칩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처음으로 PC용 프로세서 ‘M1’을 자체 개발해 맥북 일부 제품에 탑재한 애플은 차세대 CPU를 개발 중이다. 블룸버그는 “애플 엔지니어들은 M1 후속 칩들이 인텔 CPU를 탑재한 최신 PC의 성능을 크게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M1칩은 고성능 프로세싱 코어 4개, 고효율 코어 4개를 내장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칩은 16개 고성능 코어와 4개의 고효율 코어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M1칩을 보급형 맥북 프로, 맥미니 데스크톱, 맥북에어 등 저사양 제품에 탑재했다. 하지만 내년엔 고사양 아이맥 데스크톱과 맥프로 워크스테이션에도 넣을 계획이다. 또 2022년엔 인텔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칩으로 완전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모바일 제품엔 독자 칩을 쓰면서도 아이맥·맥북 등 PC에는 인텔 CPU를 써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인텔 주가는 3.4% 급락하고 애플은 1.2% 상승했다. 인텔 매출 중 애플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애플이 독자 칩으로 성능이 더 좋은 맥북을 출시한다면 타격은 훨씬 커질 수 있다. 글로벌 PC 생태계가 큰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