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변동성 피해 집중매수

코로나 여파로 널뛰기장 이어져
유가증권시장 신저가 260개 달해
外人, 코스피200 ETF 사들여
"향후 상승장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

개인 투자자는 반도체株에 베팅
‘코로나 여파’ 소나기는 피하자.  Getty Images Bank

‘코로나 여파’ 소나기는 피하자. Getty Images Bank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매도 과열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자 비교적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지수 추종 ETF로 몸을 웅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목 투자 위험을 피하면서도 악재 해소 이후 나타날 상승장에 올라타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인·기관 ETF 편식 심해져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17일)까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TR ETF로 8064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이어 TIGER 200TR ETF(6021억원), KODEX MSCI Korea ETF(3195억원) 순이었다. 지수 추종 ETF가 외국인 순매수 1~3위를 휩쓴 것이다.
'지수 ETF'로 피신하는 외국인·기관

기관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TIGER 200 ETF로 금액은 7175억원이었다. 이어 KODEX 200 ETF(3673억원), KODEX 코스닥150 ETF(1149억원) 순으로 많았다.

KODEX 200TIGER 200은 코스피지수를 추종한다. KODEX MSCI Korea는 코스닥시장 종목도 포함하지만 KODEX 200보다 더 대형주 위주로 구성됐다.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에 비해 안전투자 선호 현상이 강하다. 그럼에도 이처럼 순매수 상위권을 지수 추종 ETF가 휩쓴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최근 10년간 매년 1~2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지수 추종 ETF는 3위권 내에 없거나 많아야 한 개였다.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건 KODEX MSCI Korea ETF로 4.14%였다. 다른 ETF도 대체로 3% 안팎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2.02%)을 웃돈다.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 ETF는 예외적으로 0.38%다. 대형주를 담은 ETF일수록 수익률이 좋은 건 최근 증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인 것과 관련 있다.

신저가 종목 이달 260개 ‘급증’

전문가들은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졌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게 외국인과 기관이 ETF를 선택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 52주 신고·신저가 종목 수는 이달 들어 17일까지 각각 53개, 260개였다. 지난해 12월 38개·35개, 올 1월 52개·69개에서 급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연중 저점(2118.88)을 찍은 뒤 18일(2208.88)까지 4.25% 상승했다.

'지수 ETF'로 피신하는 외국인·기관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종목 시세는 반도체를 제외하곤 들쑥날쑥한 상황”이라며 “이런 위험(리스크)을 피하면서 시장 전체에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외국인과 기관이 ETF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로나19가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의 위험이었던 만큼 시장을 통째로 사는 게 리스크 해소 국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액티브보다 패시브 투자로 자금이 몰리는 큰 흐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전망을 좋게 평가하더라도 종목보다는 ETF를 사는 게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개인은 여전히 개별 종목에 베팅 중이다. 다만 반도체 등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 개인이 올 들어 17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54,900 +0.73%)(1조647억원)였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지수 상승에는 종목 매수를 많이 한 개인이 기여한 바가 크다”며 “과거 개인은 하락한 종목을 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모습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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