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계기로 주가가 급등한 일부 돼지열병 테마주 대주주들이 잇따라 지분을 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겨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닭고기 업체 마니커의 최대 주주 이지바이오는 지난달 24∼25일 마니커 주식 981만273주를 장내 매도했다. 24일엔 마니커 주식을 주당 1520원에 558만297주를, 25일엔 주당 1567원에 422만9976주를 각각 처분했다. 이틀간 주식 처분금액은 151억원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800원대에서 횡보하던 마니커는 한국에서 첫 ASF 발생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달 17일 상한가인 1100원으로 뛰었다. 25일엔 장중 1705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하락했다. 대주주 지분 처분 공시 직후인 이달 1일엔 12.64% 급락했다.

방역용 생석회를 생산해 ASF 관련주로 거론되는 백광소재 최대 주주와 특별관계자도 최근 주가 급등 후 총 200억원어치 지분을 팔아치웠다. 동물 의약품 업체 이글벳 최대 주주 일가도 주가가 급등한 후 총 63억6000만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했다. 이들은 모두 보유 주식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직후 19~20일에 지분을 팔았다. 이후 해당 주식들은 고점 대비 20~30%가량 떨어졌다.

증시에서는 테마주가 급등한 틈에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일이 자주 되풀이된다. 테마주의 최대 주주 지분 매각 후에는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주에는 대부분 근거가 불명확한 기대가 반영되고, 이로 인해 치솟은 주가가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테마주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