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전쟁 충격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는 타격을 입은 반면 일본 주식형 펀드는 탄탄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일본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 일본 펀드도 성과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10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44개 일본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9일 기준)은 9.2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0.29%에 그쳤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및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으로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1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는 3.54% 손실을 봤다. 일본 주식형 펀드는 0.17% 수익을 냈다.

한국 상장사들과 달리 일본 주요 상장사들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도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소니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4.4% 급증했다. 교세라(350.1%), ANA홀딩스(666.8%), 다이이치산쿄(22.9%) 등의 실적도 개선됐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일본 증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본 엔화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일본 증시는 다른 나라보다 환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역사적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본 기업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도 상반기에 비해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닛케이225 상장사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 전망치는 석 달 전보다 3.8% 감소했다. 여기에 오는 10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8→10%)은 일본 경제를 받치고 있는 내수시장을 침체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