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8일 장중 달러당 1172원대를 넘어섰다. 장중 기준으로는 2017년 1월 19일 이후 2년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 요동…장중 1172원선 돌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9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169원40전에 마감했다. 이날 미·중 간 무역분쟁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환율은 5원60전 오른 1172원1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예정대로 9일부터 이틀간 미국을 방문해 협상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며 무역갈등 완화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틀 연속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성 발언을 한 데다 단기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환율 상승세를 낮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은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게 맞지만 시장 외의 특별한 움직임에 따른 쏠림 등 이상 징후에도 늘 대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장 초반 상승했다가 홍 부총리의 환율 언급,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도 등 영향으로 상승폭을 줄였다”며 “오후 들어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외환 비중을 정리하는 물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환율 오름세는 달러당 1174원이 저항선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돼 저항선이 뚫린다면 단기적으로 120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원·엔 환율은 전날의 1053원13전보다 9원91전 오른 100엔당 1063원40전에 마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