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화 경영진 잇따라 자사주 매입…바닥 탈출 확신?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주)한화 경영진들이 올 들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해볼 때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한화는 지난해 주가가 내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5% 가까이 감소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춘수 (주)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은 지난 28일 자사주 5000주를 주당 평균 3만4000원(총 1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한다. 이번 투자로 금 부회장의 (주)한화 주식 보유량은 2만8000주로 늘어났다. 이날 종가(3만4150원) 기준 평가금액은 9억5260만원이다.

이 회사 기계부문 김연철 대표와 화약방산부문 옥경석 대표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3351주를 주당 평균 3만375원(총 1억178만원)에 매입했다. 14일엔 옥 대표가 4010주를 주당 3만500원(총 1억2230만원)에 사들였다.

작년 1월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8200원을 찍었던 (주)한화는 이후 10월29일 연중 최저점(2만6650원)에 도달할 때까지 별다른 반등 없이 하락했다. 2017년 말 3조1108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작년 말 2조3500억원으로 1년 만에 24.46% 쪼그라들었다.

회사의 전반적인 실적은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한화의 작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2238억원으로, 전년(2조1589억원)보다 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남북한 해빙무드가 고조되면서 “주력사업인 방위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가 급락과 전 세계 주요국들의 보호무역 장벽 강화 등으로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주력 자회사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한화는 방산부문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우려와 달리 작년과 올해 방위력개선비가 각각 11.5%, 13.2% 증가했다”며 “중동 지역에서 큰 손실을 봤던 자회사 한화건설도 정상 궤도에 접어들어 투자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주)한화 시총은 2조5598억원으로, 올 들어 8.92% 증가했다.

한화그룹 내부에선 (주)한화 이외에 다른 계열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 관계자는 “작년 12월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도 1만 주를 매입하는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주가 부양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