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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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흥국 금융불안이 한국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 최근 위험 요인들이 중첩적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지난 5일 인천시 심곡로 한은 인재개발원에 열린 기자단 워크숍의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평가' 세미나에서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은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일부 취약국들에 집중되는 등 2013년 테이퍼텐트럼(taper tantrum·긴축 발작) 때 보다 차별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국장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대외부채 상환능력도 우수하다"며 "한국과 취약한 신흥국 간 상호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미미한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신용등급이 'AA'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까지 터키, 아르헨티나 등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다른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풀이했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불안심리가 일부 확산됐으나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터키, 아르헨티나 등에 상당부분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이 국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할수록,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이 낮을수록, 총부채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낮을수록 환율 절하폭이 작게 나타났다"며 "주가 하락폭도 2013년 테이퍼 텐트럼 시기 대비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흥국 금융불안이 최근 다소 진정됐으나 위험요인들이 여전한 만큼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속, 유가상승 등 위험요인들이 중첩적으로 작용할 경우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