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인터플렉스가 최근 1년 새 최저가 수준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애플에 불량 부품을 납품하면서 받은 타격에서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인터플렉스는 750원(4.25%) 하락한 1만6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1년 최저가인 1만6300원까지 추락한 뒤 1만6000~1만7000원을 맴돌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11월24일 7만3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8개월여 만에 70% 넘게 빠졌다.

인터플렉스는 스마트폰 부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제조하는 영풍그룹 계열사다. 지난해 1월2일 2만5520원으로 시작해 11월엔 7만원 선으로 약 세 배 오를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처음 적용키로 하면서 인터플렉스가 부품 공급업체로서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애플에 공급하던 물량에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12월4일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증권업계에선 “불량부품 공급 사태에 대한 인터플렉스 측의 부실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스몰캡팀장은 “처음 불량이 발생했을 때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잘못을 바로잡았어야 했다”며 “시간을 끌고 버티다 문제가 커졌고 결국 사태의 책임이 인터플렉스에 있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애플의 아시아태평양 구매 담당자가 경질됐다”며 “애플과 인터플렉스의 관계도 급격히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인터플렉스에 앞으로 나올 제품에 들어갈 최소한의 물량만 배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터플렉스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부품업계 관계자는 “생산 물량이 급감해 인터플렉스가 직원 80%가량을 구조조정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