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상장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을 회계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상장심사를 받기 위한 조치다. 이르면 다음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재무제표에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가 2012년 글로벌 에너지업체 쉘과 합작해 세운 윤활기유 제조회사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분 60%, 쉘이 40%를 갖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 설립 당시부터 종속기업으로 분류해 회계법인 감사를 받아왔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율과 이 회사가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생산·경영활동에 미치는 지배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최근 상장작업 진행 과정에서 현대쉘베이스오일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요건 중 쉘과 공동으로 내린 사항이 있어 이 회사를 공동기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이를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다수의 법무법인 및 회계법인 등과 협의한 결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도록 보수적인 관점에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분류해 현대오일뱅크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계처리 방식을 바꾸면서 현대오일뱅크 실적은 다소 변경된다. 지난 1분기 4조7730억원이던 매출은 4조7780억원으로, 313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827억원으로 수정된다. 2017년 매출은 16조3873억원으로 111억원 늘고, 영업이익은 1조1378억원으로 1227억원 줄어든다. 1분기 말 자산 규모는 11조666억원에서 10조7589억원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작업에 가속을 붙여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음달 초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