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베트남 증시의 급락세가 단기에 종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한다는 조언이다.

부쑤언토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경기 회복, 기업실적 개선과 같은 펀더멘털 요인에 근거한 시장의 장기 상승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지만 베트남 시장은 투기적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지대해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 VN지수는 올해 1분기 19.3%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4월이후 반락하면서 4월 9일 연중 고점 1204.3에서 지난 25일 현재 963.9로 20.0% 폭락했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업종은 금융 -28.2%, 에너지 -24.1%, 부동산 -21.0% 등이다.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은 하노이 HNX지수도 17.0% 동반 하락했으며 올해 상승 분을 모두 반납했다.

부쑤언토 연구원은 "VN지수 하락의 주 원인은 밸류에이션 부담, 시장 유동성 위축, 해외 불확실성 등이 맞물렸다"며 "이들 악재는 5월 말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 약세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최근에 벌어진 은행권 간부 체포 사태는 2012년 ACB은행 사태와 같은 베트남 최고 지도부 간 권력 갈등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체포 사유 불투명 및 소식 비공개 등 때문에 때문에 이와 같은 이벤트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베트남 동화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이 올해 3회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베트남 공산품 가격이 상승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동/달러 환율은 2017년에 0.3% 하락했지만 2018년 들어 다시 상승하며 5월 말 현재 22,830동으로 연초대비 이미 0.6% 올랐다.

부쑤언토 연구원은 "베트남 중앙은행이 동화 절하 폭을 연 최대 2% 이내로 통제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통제 범위를 초과하면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 중국발 악재, 외국인 매도 규모 확대,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지수가 3주 동안 9.9% 하락한 바가 있었으나, 20% 급락 조정은 2007년 이후 처음"이라며 "정부는 경기부양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동안 주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투자심리는 변화로, 주변 증시가 조정을 보이는 동안 VN지수가 홀로 강세를 보았던 점을 고려할 때 베트남 시장의 약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대응은 리스크 관리"라며 "현금 비중을 늘리면서 핵심 지표의 변화를 체크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