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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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LG이노텍의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와 함께 실적도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오전 11시4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5500원(4.40%) 떨어진 11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하락세다.

LG이노텍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조72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74.8% 급감한 168억원에 그쳤다.

주력사업부인 광학사업부의 부진으로 LG이노텍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1분기 실적을 거뒀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가 부진해 LG이노텍도 타격을 면치 못했다. 환율 하락과 고부가모듈에 대한 감가상각비 반영으로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8% 감소한 168억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광학솔루션 부문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지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분기가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 전 재고조정 기간인 만큼 연중 실적 저점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영향에 따른 부품 공급량 축소로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 사업부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증가한 감가상각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215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LG이노텍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하나금융투자(17만3000원→16만3000원), KTB투자증권(18만원→17만원) 등도 목표가를 낮췄다.

다만 애플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하반기 실적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올해 8~9월부터 아이폰 신모델 3종을 출시할 예정인 만큼 하반기부터는 이익 증가의 방향성이 우상향 추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부터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모델 출시를 앞두고 듀얼 카메라모듈과 3차원(3D) 센싱 카메라모듈의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2986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기술 카메라모듈 탑재가 지난해 1종(11월 출시)에서 올해는 3종으로 늘어나고 출시 시기도 빨라져 광학사업부가 매출과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며 "전사 영업이익은 상반기에 149억원 적자로 전환되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부진 전망과 함께 휴대폰 부품주들이 하락하면서 LG이노텍 주가는 최근 내리막길을 걸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만큼 2분기 중 추가적인 하락 시 매수를 노려봄직 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록호 연구원은 "2분기 적자 시현에 대해 투자자와 시장에서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음주 애플의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는 주가 하락 시마다 저가 매수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김운호 연구원은 "상반기까지의 실적 부진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3분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투자는 2분기 중에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