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뉴욕 증시는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던 1987년과 느낌이 비슷하다."

미국의 유명 자산운용사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셔먼(Jeffrey Sherman)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5일 독일 언론 Finanz und Wirtschaf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셔먼에 따르면 1987년 초 증시 분위기는 차가워지고 있었고, 금리는 오르고 있었다. 또 미국은 관세를 올렸고, 달러 약세가 지속됐으며 새로운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임명됐다. 4월 상당폭 조정을 받았던 증시는 10월에 블랙먼데이를 겪는 등 시간이 갈수록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셔먼은 감세와 재정 적자로 인해 올해 채권 수익률이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세로 미국인의 98%가 소득이 늘어나게됐다며 이는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세금 감면과 재정 확대는 재정 적자를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셔먼은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상반기에 3%를 테스트하고, 올해안에 3.25~3.5 %에 달할 것"이라면서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다시 한번 공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셔먼은 "미국에는 재정 적자 문제가 있고, 성장 스토리도 있다. 따라서 수익률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Fed는 3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올해 3~4번 올리면 내년 초쯤 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 확대를 좋아하는데, 이에 따른 문제가 2020년께 폭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셔먼은 미국 증시 대신 유럽이나 이머징마켓 주식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유망하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이 이머징마켓 국가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신흥국 주식이 더 유망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상품, 특히 구리 등 산업용 금속도 분산 투자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니켈과 망간 값이 올랐던 것처럼 전기차 수요 확대 등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지금 속도로 성장한다면 에너지 값도 여전히 싸다고 평가했다. 셔먼은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유가가 올해는 아닐 지라도 80달러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