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적립식 펀드 마케팅에 나섰다. 매달 일정액을 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는 2000년대 초반 대표적 자산증식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수익률이 급락하자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타트업 적립식 플랜’이란 이름으로 적립식 투자에 초점을 맞춘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고 20일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적은 돈을 꾸준히 투자해 목돈을 모은다는 개념에 충실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적립식 펀드 시장을 공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부장아빠 적립식 플랜’을 내놓으며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적립식 펀드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한국투자증권이 적립식 펀드 마케팅을 다시 시작하는 건 올해는 증시 변동성이 커질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은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에서는 적립식 상품이 훌륭한 투자 해법”이라며 “소액 투자자들의 목돈 마련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스타트업 적립식 플랜의 일환으로 이날 첫 번째로 내놓은 펀드는 ‘DB스타트업 글로벌4차산업 EMP’와 ‘KB스타트업 액티브아시아EMP’ 등 두 개다. 두 펀드 모두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여러 개의 지수 상품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이다. ETF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운용보수가 떨어지는 효과도 있다. ‘한국투자스타트업 G2리서치랩’도 선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대표주식에 투자하는 일임형 상품이다.

펀드는 매달 붓는 투자금 규모에 제한이 없지만 일임형은 300만원을 먼저 내고 다달이 30만원 이상을 넣어야 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