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리더에게 듣는다 (4)]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중소기업 특화 서비스 강화해 10·10·10 달성"
“모기업인 기업은행은 은행업계에서 독보적인 중소기업 금융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IBK투자증권도 증권업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인터뷰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게 해당 중소기업뿐 아니라 IBK투자증권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중소기업 시장공략 등을 통해 IBK투자증권이 달성해야 할 목표로 ‘10·10·10’이란 숫자를 제시했다. “10·10·10은 자산 규모 10조원, 예탁자산 1000만원 이상인 유효고객 수 10만 명, 순이익 1000억원을 뜻합니다. 임직원들이 명료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순이익 목표 1000억원은 10이란 숫자로 단순화했죠. IBK투자증권이 이 정도 규모가 돼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증권업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자산 규모는 4조4000억원, 유효고객은 2만2000명이다. 작년 한 해 IBK투자증권은 35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김 사장은 “10·10·10 목표를 임기 내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 정도인 중소기업 부문 매출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먼저 각 지역의 중소기업, 대기업, 대학을 묶어 다자 간 협약을 체결하는 프로젝트를 펼친다.

IBK투자증권은 다음달 인천에서 가장 먼저 협약을 체결한다. 인천은 김 사장이 기업은행 재직 당시 30여 년간을 누볐던 곳이다. 김 사장은 “IBK투자증권이 선정한 중소기업을 대기업이 협력업체로 지정해 일감을 주고, 대학은 이 기업에 취업할 인재를 소개하는 방식”이라며 “IBK투자증권은 협약에 참여한 중소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인재 확보를 돕기 위해 올해 ‘공동 채용’ 제도도 도입한다.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여러 곳과 공동으로 채용공고를 내면, 입사 지원자들이 IBK투자증권과 해당 중소기업을 순위를 나눠 지원할 수 있다. 김 사장은 “IBK투자증권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했거나, IBK투자증권이 투자한 우량 중소기업들과 우선적으로 공동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전담 관리하는 ‘시너지본부’도 신설한다. 김 사장은 “신설 본부는 중소기업 고객과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3월 말 이후 사장 직속으로 만들고 장기전략을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김 사장은 “기업은행과 함께 운영하는 복합점포가 10개인데 올해 16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VM(VIP Management) 점포에 IBK투자증권 직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사장은 “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함께 증권사 PB가 배치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IBK투자증권은 비용은 적게 들면서 빠르게 영업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과 해외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11개국에서 2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투자은행(IB) 전문인력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기업은행이 이미 진출한 국가에 파견을 보내는 방식으로 올 상반기 중 1~2개국에 직원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