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0일 오전 11시2분

[마켓인사이트]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신흥 강자'…원진 부회장, M&A로 '2세 경영' 성과
동양엘리베이터(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창립자 원종목 디와이홀딩스 회장(80)의 차남인 원진 에스에프에이(SFA) 부회장(44·사진)이 디스플레이·반도체장비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FA 실적이 괄목할 만큼 좋아진 데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 부회장은 외식과 부동산 등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FA, 사상 최대 실적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FA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362억원, 영업이익 1225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3.8%, 영업이익은 402.8%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정보기술(IT) 업체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이 회사 성적도 동반 상승했다.
[마켓인사이트]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 '신흥 강자'…원진 부회장, M&A로 '2세 경영' 성과
SFA는 1998년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에서 분사해 출범한 디스플레이·반도체장비 회사다. 원 부회장은 디와이홀딩스를 통해 2008년부터 SFA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원 부회장은 M&A를 바탕으로 회사를 키웠다. 2015년 보광그룹 반도체 업체인 STS반도체, 지난해에는 디스플레이 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전을 인수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전은 올 상반기 흑자 전환하며 SFA 실적 개선을 지원했다.

◆‘차남 경영’ 성공 가도

원 부회장은 아버지 원종목 회장과 함께 2003년까지 동양엘리베이터를 경영했다. 동양엘리베이터는 2003년 엘리베이터 사업부를 독일 티센크루프에 매각한 뒤 사명을 디와이홀딩스로 바꿨다. 원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디와이홀딩스 주식을 대거 사들여 지분 91.44%를 확보했다. 원 회장이 나머지 8.56%를 보유하고 있다. SFA는 디와이홀딩스의 자회사다.

원 회장의 장남인 원준 동양엘리베이터 전 이사도 당초 디와이홀딩스 지분 13.1%를 가졌지만 2008년 이 회사 유상감자에 참여해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디와이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2524억원, 이익잉여금은 1980억원이다. 부채 비율이 3.1%에 불과할 만큼 재무구조가 우량하다. 자회사 SFA 실적이 뛰고 있어 디와이홀딩스 곳간 사정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활발한 사업 다각화 추진

원 부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동양엘리베이터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디와이홀딩스를 통해 SFA를 인수한 뒤 부동산 업체 디와이프로퍼티와 외식업체 디와이푸드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디와이푸드는 서울 청담동에 국내 일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미슐랭 가이드 1스타를 받은 ‘코지마’를 거느리고 있다.

원 부회장은 부동산 임대업체인 원파이낸스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디와이홀딩스로부터 받은 대여금 20억원을 갚지 못하는 등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은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