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빠른 속도로 신용도를 회복하면서 이 회사 주식과 회사채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0원(0.62%) 오른 8080원에 마감했다. 8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다. 이날 한국거래소 장내에서 현대상선 회사채(회차 177-2·액면가 1만원)도 50원 오른 8800원에 마감해 2015년 11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9000원대 회복을 눈앞에 뒀다.

한국신용평가는 8일 현대상선의 신용도를 전체 20개 등급 중 12번째인 ‘BB0’로 평가했다. 여전히 투기 등급(BB+ 이하)에 해당하지만 작년 4월 받은 최하위 등급(D)에서 10개월 만에 벗어났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1조2000억원가량의 현대증권 지분(22.56%) 매각과 1조4000억원의 채권단 출자 전환 등을 통해 차입금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을 등급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2015년 말 2000%가 넘던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작년 9월 말 180%대까지 낮아졌다. 김 실장은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항로를 갖춘 선사로 남게 됐다”며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요성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해운 업황 침체로 장기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벌크선 등 주요 사업 매각으로 회사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어서 주식과 회사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9일 현대상선은 지난해 83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1년 이후 6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고 발표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