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0일 오후 3시25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불어닥칠 후폭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포스코대우 한국쉘석유 에스에너지 삼성증권 등 상장사들은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이런 고민을 밝혔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14일 제출한 포스코피앤에스 철강사업부와의 합병 증권신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으로 국제 환율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며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당사의 매출과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상사업체로서 환율이 급등하면 그만큼 수익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윤활유 등을 판매·수출하는 한국쉘석유도 최근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며 “한국 수출도 타격을 받고 세계 경제가 혼돈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에너지는 분기보고서에서 “트럼프의 에너지정책은 화석 연료 생산을 늘려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신재생에너지보다는 화석 연료 투자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에스에너지는 “미국 1, 2위 석탄업체인 피바디에너지와 아치콜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화석 연료를 바탕으로 에너지 정책을 구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나름의 방어논리를 펴기도 했다.

금융회사도 트럼프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분기보고서에서 “트럼프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