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5일 오후 4시17분

경남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중견 에너지 업체인 경남에너지 매각이 본격화된다. 이달 말 매각에 나서는 국내 산업가스 2위 업체 대성산업가스와 함께 그동안 소강상태를 보여온 인수합병(M&A) 시장을 달굴지 주목된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한 회사들이어서 ‘큰 장’이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남에너지의 대주주인 경남테크와 2대주주인 앵커파트너스는 최근 회사 매각을 위한 재무자문사와 회계자문사로 각각 JP모간과 삼정KPMG를 선정했다. 매각 주관을 맡은 JP모간은 이르면 이번주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잠재적투자자에게 발송할 방침이다.

1972년 설립된 경남에너지(옛 경남연탄주식회사)는 창원 김해 거제 통영 밀양 등 경남 서부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로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했다. 정연욱 대표이사(부회장)가 최대주주로 있는 경남테크와 앵커파트너스가 각각 지분 29.75%와 27.76%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37.53%는 경남에너지가 자사주 형태로, 4.96%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 7240억원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매각 측은 지분 100% 기준으로 4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 앵커파트너스가 투자할 당시 평가된 총 지분 가치(2700억원) 대비 50%가량 높은 수준이다. 매각 측은 인수자 접촉을 거쳐 다음달께 주요 후보를 중심으로 예비 입찰을 받을 계획이다.

앞서 대성산업가스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경남에너지도 매각에 들어가면서 침체된 M&A 시장에 온기가 돌지 주목된다. 대성산업가스는 스마트폰 반도체 등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특수 가스를 제조하는 회사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남에너지와 직접적인 경쟁 매물은 아니다. 지난해 매출 5811억원, 영업이익 538억원을 기록했다. 매각 측은 지분 100%에 대해 1조원대 중반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진입 장벽이 높은 독과점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잡은 업체인 데다 매년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안정적인 현금 창출을 중시하는 주요 투자자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자산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두 회사의 재무 상황 및 수익성 등을 비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이 이미 포화돼 있고 국내외 경기가 좋지 못한 점은 두 회사 매각 흥행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도 어려워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매물”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