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판매 없는 '절판 펀드' 올들어 2배 급증…"기존 고객 배려" vs "수익률 정점"
고객 자금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절판 펀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객 수익률 관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평이 주를 이루지만 이미 커져버린 ‘몸집’ 때문에 수익률이 정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판매를 잠정 중단한 공모펀드는 모두 7개다. 지난해 3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공모주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 ‘트러스톤공모주알파 ’ ‘마이다스단기국공채공모주’ 등 공모주펀드 3개가 소프트클로징(펀드 판매 일시 중단)에 돌입했다. 박스권 투자에 강점을 보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과 50, 유리트리플알파 등 롱쇼트펀드 3개도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신한BNPP단기국공채공모주는 조만간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규판매 없는 '절판 펀드' 올들어 2배 급증…"기존 고객 배려" vs "수익률 정점"
공모주펀드는 기업공개(IPO) 전 이뤄지는 기관 청약 단계에서 공모주 주식을 사 수익을 낸다. IPO 기업은 한정돼 있어 펀드 몸집이 커지면 개별 펀드가 가져올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은 줄어든다. 자금이 늘어나면 기존 고객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다. 우준식 동양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신규 상장 기업에 투자할 때 이전엔 펀드의 0.5~1.0% 물량을 배정받았지만 요즘엔 0.2%를 배정받기도 어렵다”며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올릴 수 있는 수익이 줄어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펀드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지면 상황에 맞는 순발력 있는 종목 교체도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소프트클로징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프트클로징 자체를 펀드 환매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초창기에 투자하면 추가 자금이 펀드에 담은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판매가 중단되면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난다”며 “투자자로서는 소프트클로징의 ‘소’자만 나와도 환매하고 다른 펀드에 돈을 넣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올해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 펀드들은 성과가 부진하다. 미래에셋스마트롱숏70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0.56%에 그치는 등 7개 펀드가 평균 0.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4.55%)을 밑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